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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생 합격자가 말하는 걱정을 이기는 법

합격자들의 인터뷰

by 理知노동법 2023. 1. 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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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유예 혹은 장수생 합격자가 있으시다면..헌유예로 다시 도전하실때의 마음가짐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내가 해서 정말 이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 절 집어삼킨듯한 감정이 들어서 겁이나네요.이런 두려움과 걱정을 이겨낸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모호하고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정말 작은 방법이라도 괜찮습니다. (아침마다 명상하기, 일기쓰기 같은 작은 것이라도요.)

 

**노무사

 

저는 올해 6번째 시험만에 합격했습니다. 인과모호성, 불확실성이 큰 시험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이 분명 저도 컸습니다. 행시나 사시도 아닌데 긴 수험기간을 보내게 되는 것에 대한 자존감 상처도 있었습니다.

 

수험할 수 있게 지원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사실 전업으로 공부할 여건이 안되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공부할 수 있는 것이 특혜고 자산이라고 생각하면서 멘탈을 많이 잡았습니다. 저는 특히나 새가슴이라서 시험에 약한데요. 더욱 실력을 끌어놔서 모든 모의고사 때 최고답안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실력이 높으면 아무리 불의타가 나와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소설을 써도 조금 더 잘 썼을 것이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아침 늦게 일어나서 나가거나 새벽 늦게 자기 전에 불안한 생각들이 많이 들어서 저는 생활패턴을 많이 바꿨습니다. 대학동 근처 검도장에서 새벽운동을 하고 일찍 스터디카페에 들어가서 공부하면서 일종의 작은 성취감을 느끼면서 그 날 하루 최선을 다하고 잠들게 되면서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었습니다. 규칙적인 아침형 인간 생활습관이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멘탈관리와 더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내는 것입니다. 저는 수험기간이 길어지면서 어렴풋이 알거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이런 부분들을 염두해 두시고 공부하면 잘못된 지식을 정확하게 수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보다 본인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멘탈적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노무사

우선 같은 헌유예 수험시절을 통해 공부한 합격생으로서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두려움은 좋은 무기라 생각해요. 제가 생유예를 떨어지고 헌동차를 준비할 때 똑같이 느낀 막연한 감정과 두려움을 느끼고 계신 것 같지만, 저는 그러한 두려움을 무기로 삼아 악착같이 공부해 나갔던 것 같아요. 실력이 이 두려움을 해소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저의 실력을 크게 향상시켰던 것이죠.

저는 그렇지만 헌동차를 아주 작은 점수차로 떨어졌어요. 그때 느낀 몇 주간의 감정은 절망과 후회와 원망이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나도 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차올랐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렇게 작은 점수차로 떨어진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고, 장수생으로서 내가 지금 수험을 준비하는 사람 중에 이해나 암기 측면에서 300명 안에 들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착각 속에 살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단 두려움을 무기 삼아 공부하세요. 그리고 스스로를 믿고 다독이세요. 이 시험에서 난 떨어질 일이 없다고, 이젠 붙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과연 300명 안에 내가 들어가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이에요. 그러니까 두려움을 수단 삼아 열심히 공부하지만, 그 두려움에 사로잡혀있지는 마세요.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는 방법은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 것이에요. 결과는 질문자님이 바꿀 수도 없고 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오로지 과정에만 집중하세요. 하루하루를 성실히 보내고 모르는 부분을 찾아서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해 나가는 것이죠. 저는 하루하루 시간을 체크하고 주별로 총 공부시간도 체크하면서 조금씩 시간이 늘어가는 과정에 집중해서 재미를 느끼며 공부하기도 했어요, 결과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로지 과정에만 집중한거죠. 어차피 결과는 과정들의 집합이 만들어내는 열매같은 거잖아요. 물론 운이라는 요소나 그날의 컨디션이 시험을 어느 정도 좌지우지하는 측면도 있지만 과정이 좋았던 사람이 합격할 확률이 높은 건 당연한 사실일 테니까요. 그리고 불안한 감정 속에서 떨어지면 어떡하지..’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면 온전히 자기공부에 집중할 수도 없으니 공부할 때는 그런 생각을 잠시 덜어놓고 오늘 할 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세요.

 

명상하는 거나 일기쓰기 같은 방식도 두려움이 해소된다면 좋겠지만 그러한 수단으로 스스로에게 가혹하거나 너무 큰 부담을 주는 일은 하지 마세요. 스스로 이런 부분이 불안하다고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사용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둘 다 하지 않았지만, 가끔 떠오르는 생각들을 다이어리에 적어보긴 했어요.

 

이미 질문자님은 많은 부분을 이해하셨고 암기하신 분 일거에요. 적어도 지금 진입하려는 사람들 보다는. 그러니까 나는 합격자 안에 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에만 집중하세요. 그리고 떨어질 날의 걱정이나 이후의 불안 따위는 생각도 하지 마세요. 다만 지금 느껴지는 잔잔한 두려움을 무기 삼아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실력이 자신감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노무사

작년 합격자 발표일에 합격의 순간을 남기기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소수점 차이(59.73)로 불합격 했습니다. 그때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합격자 발표일 다음날에 "네이버 블로그"에 가입했고 비공개로 일상 일기를 작성했던게 지금도 글로 남아있습니다. 그 때 게시글들은 전부 감정 쓰레기통 이었습니다. 이미 3년을 공부했는데 1년을 더 공부할 수 없을 것 같았고 1월에 독서실을 끊으면서 독서실 책상 앞에서도, 길가면서도 울었습니다. 불합격했더니 나에겐 남는 게 아무것도 없고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방에 버려진 것 같았습니다.

 

1월 어느 날 친구를 만났는데 제 비참함을 친구한테 토로하면서 문득 나 하나도 안 불쌍한데 불쌍한 척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불쌍한 척을 그만하는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응원해주는 부모님과 친구들이 있고 내 건강 멀쩡하고 전업 수험을 하기 힘들면 언제든지 알바를 할 수 있는 내 상황이 그렇게 불쌍하지는 않지 않나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내리막길의 끝을 찍은 이상 내 목숨이 살아있는 한 노무사 합격하겠다고.. 합격 못하면 내 수명을 다해서 도전을 하고 싶어도 늙어서 못하는 시기가 올텐데 그럼 그때 가서 포기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무모한(?) 생각을 가졌습니다. ㅎㅎ..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한 날 스터디를 최대한 많이 구성해서 딴 생각 없이 강제로 공부할 수 있도록 습관을 잡으려 했습니다. 저처럼 전업수험생인 분들과 다 같이 하루종일 공부하면서, 내가 비록 돈은 못 벌고 공부하지만 직장인만이 생산적인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건 아니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하루 모든 시간을 온전히 노무사에만 투자하고 있으니까 여기서 내가 포기하면 너무 아깝겠다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공부했습니다.

 

세상이 나한테 노무사 공부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나는 어차피 시험장 가서 4권의 답안지를 제출해 낼 것이기에 도망치지는 말자, 합격이라는 추상적인 목표 이전에 그냥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서 더 나은 답안지를 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려움과 걱정을 못 이겨 방황하면서 스스로 나를 해치지는 말자는 내용으로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다잡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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