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쉬굴리에서는 쉬카라 빙하로 트레킹을 할 수 있음. 이 길을 따라 8km 직진하면 됨...
근데 빙하까지 가기 전 해가 질 것 같았음. 차로 가고싶지는 않았고, 그래서 적당한 때 뒤돌아서 마을로 돌아가자고 생각하고 일단 무지성 직진으로 걸었음.
술기운 살살 도는 상태로...
길에는 사람은 없고 소들만 있었음. 주인 있는 애들이고 저녁때 되면 알아서 집으로 돌아감.
나 덩치값못하는 허약하고 나약한 도시인인데... 왜 사람들이 트레킹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음.
사람 없이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은 엄청 인상적이었음. 좀더 걷다보니 핸드폰 데이터 신호도 끊어짐.
내년에는 잘 준비해서 N박 N일 트레킹이나 투어 해봐야겠음. 고비사막투어라던가 네팔 트레킹이라던가....
얕고 맑은 강과 함께 한시간 정도 걸음. 저거 한번 건너보겠다고 깝치다가 발 헛디뎌서 신발 다 젖음.
망했네 발냄새 폭탄 될수도...
다행히 나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두루마리 휴지를 가지고 다님. 최선을 다해서 물기를 닦아냈음.
그리고 멘탈 나가서 뒤돌아서 마을쪽으로 향함
소 귀여워
축축한 신발은 매우 찝찝하지만 그렇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구경을 멈출수는 없었음. 그래서 좀 더 걷기 시작
소들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그걸 본 개가 막 짖으면서 달려듦. 소들은 먹금함 ....;;
누가 나를 부르면서 말을 걸었음.
길 한켠에 SUV 주차하고 밥먹으려고 하는 조지아인 대학생 커플이었음. 트빌리시에서 왔다고 했음.
여자분 쪽이 한국문화 좋아하고 한국음식 좋아하는 사람이었음.
또 감자와 고기가 들어간 피자같은 빵을 얻어먹음. 맛도 거의 같음. 같은 식당 음식일지도 모름
트빌리시도 일반적으로 안전하지만, 소매치기 조심해야한다고 했음. 그리고 혹시 트빌리시에서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하라고 연락저 줌.
숙소까지 태워주겠다고 했는데, 좀더 걷고 싶기도 해서 고맙다고 하며 바이바이 했음.
얕은 언덕에 올라가서 본 풍경과 거기서 같이 논 멍멍이. 얘도 성격이 활발했음.
내가 무릎 절반까지 오는 경량패딩 입고있었는데
진흙묻은 발로 패딩에 발자국 겁나 냄 ㅋㅋㅋ
산책을 마치고 저녁밥을 먹음. 30라리(만오천원) 비싼 가격이긴 한데... 이 마을엔 별다른 식당이 없음.
보르시같은 느낌의 고기국이랑 치즈 들어간 빵도 맛있었고, 과일도 다양하게 줘서 좋았음.
우쉬굴리는 야경이라고 할만한 건 없고, 대신 완전 깜깜해서 별이 진짜 잘 보임.
별 보러 나가려고 했는데 숙소 멍멍이가 못나가게 몸으로 막아서 좀 당황했음. 별 정말 예뻤는데....
그리고 이날 이태원 참사가 일어남.
다음날은 구름 없이 맑았음. 만이천오백원짜리 숙소에는 드라이가 구비되어 있을 리가 없어서
히터 앞에 신발 바짝 붙여놓고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하면서 말렸는데.... 신발이 다행이 다 말랐음.
윈도우즈 바탕화면?
어제 봤던 멍멍이들을 또 만남. 반가워하면서 내 신발끈을 다 풀어헤쳐놓음 ...;;
얘들 엄마도 봤는데... 솔직히 니네 엄마 젖 먹기엔 너무 큰거 아닌가 ??
동물들을 방목해서 키우는 우쉬굴리. 겨울이 되면 이 마을은 완전히 고립되기 떄문에 사실 비상식량 용도라고 함.
사진엔 안 나왔는데 돼지도 돌아다님.
점심으로는 치즈 감자빵+ 레모네이드를 먹었는데 생각보다는 저렴했고, 맛있었음.
역시 날이 쨍하게 맑을 때가 더 좋긴 좋은듯 함. 저 오묘한 모양의 구름이 포인트가 되어주는 듯
메스티아로 돌아가는 차편은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었음.
캅카스 오픈채팅방에서 우쉬굴리에서 메스티아로 같이 돌아갈 사람을 찾는 한국분들과 조인함
봉고차가 출발할 때 까지 카페에서 기다림.
승객은 한국인 셋과 가족여행하는 프랑스인들이었음.
뭔가 발이 도톰한게 크게 자랄 것 같은 멍멍이.
고양이 간식도 주고 쓰다듬어도 주고 나랑은 잘 지냈는데... 얘가 거친 태클을 거는 프랑스 초딩을 물었음.
그리고 당연히 그 초딩은 통곡을 함...;;
내려가는 길
운전기사 할아버지가 사진몇장 찍고 오라고 조그만 호수에 내려주셨음
메스티아에 도착함. 노란빛으로 물든 설산
핑크색 하늘
저녁밥을 사먹으러 감. 인도커리... 가 아니고 비프토마토스튜임. 음료는 뱅쇼로 시킴.
근데 좀 인도커리같은 맛이었음 ㅋㅋ
다음날은 설산을 떠나 수도인 트빌리시로, 마슈르카 타고 무려 9시간을 이동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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